오감을 이용한 암기력 강화

"아무리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도무지 외워지지가 않아요."

수많은 수험생이 하는 고민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행실이 바르고 책상 앞에 얌전히 앉아만 있는 학생일수록 오히려 암기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조건 책상에 가만히 앉아 눈으로만 책을 보는 것은 오직 '시각'이라는 하나의 감각만으로 정보를 흡수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천재들은 어떻게 암기했을까요? 뇌과학과 역사적 사례로 증명된 '오감 활용 암기법'을 소개하겠습니다.

1. 조용한 공부는 독이다: '버릇없는' 공부법의 필요성

만약 지금 도서관에서 숨소리도 내지 않고 눈으로만 조용히 공부하고 있다면, 그 방법은 당장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확실한 암기를 위해서는 일명 '버릇없이 구는' 적극적인 학습 태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버릇이 없다는 것은 엎드려 자거나 딴짓을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방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목소리를 높여 소리 내어 공부하라는 의미입니다.

  • 천재들의 암기 비법: 트로이 유적을 발견한 어학의 천재 슐리만은 늘 서 있거나 걸어 다니며 큰 소리로 문장을 중얼거리는 '음독법'으로 수개국어를 마스터했습니다.
  • 칸트의 산책: 독일의 철학자 칸트 역시 위대한 명저 『순수이성비판』의 논리를 산책하며 구상했습니다.

결국 위대한 업적과 천재적인 암기력의 바탕에는 '걸으면서 사고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2. 뇌과학이 증명한 '걷기 암기법'의 효과

오감을 총동원해 소리를 내고 걸어 다니며 공부하는 방법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뇌의 지각피질과 운동피질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뇌를 활발하게 움직이려면 손발을 동시에 움직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 앉아서 공부할 때: 처음 앉는 순간에는 자극이 있지만, 계속 앉아있으면 감각이 무뎌지고 운동피질이 수면 상태에 빠져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 걸으면서 공부할 때: 구심신경과 운동피질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훨씬 강력한 집중력을 만들어내고 유지하게 합니다.

책상은 공부할 때 하루 종일 얽매여야 하는 감옥이 아닙니다. 공부방 전체를 활용하며 돌아다니다가, 잠시 책을 놓거나 확인할 때 돌아오는 '정거장' 정도로 생각해야 합니다.

3. 기억력을 200% 높이는 오감 활용 공부법 3원칙

무작정 부산하게 움직인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감을 제대로 활용하여 암기 효율을 극대화하는 3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적용해 보세요.

① 나만의 운동 방법을 패턴화하라

서 있기, 방 안 돌아다니기, 손을 빙글빙글 돌리기 등 자신만의 규칙적인 운동 패턴을 만들어보세요. 이러한 행동 패턴은 의식의 집중을 10~20초 단위로 끊어주어 대뇌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방을 걸을 공간이 마땅치 않다면 가볍게 손을 휘두르거나, 가상의 친구에게 강의하듯 말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입니다.

② 처음 외울 때와 복습할 때의 감각을 다르게 하라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복습하면 뇌가 지루함을 느낍니다. 감각을 교차하여 기억을 뇌에 확실하게 각인시키세요.

  • 처음 암기할 때: 걸으면서 큰 소리로 읽기 (청각 및 운동 감각 중심)
  • 복습할 때: 자리에 앉아 백지에 직접 써보기 (시각 및 촉각 중심)

③ 책상에 앉을 때는 무조건 '종이 위에 써라'

책상에 앉아 눈으로만 교과서를 읽으면 시각만 작용합니다. 이면지나 광고지 뒷면 등 이면지를 넉넉히 준비해 두고 아낌없이 손으로 쓰면서 공부하세요.

  • 수학/화학: 수학의 해법이나 화학 반응식은 직접 손으로 써봐야 원칙이 익숙해지고 실감이 납니다.
  • 인터넷 강의 청취: 인강이나 수업을 들을 때도 청각에만 의존하지 말고 노트에 직접 쓰며 촉각을 더해야 암기 효율이 현격하게 높아집니다.

4. 나의 경험

저는 영어단어 60개를 외우는데 무려 3시간을 쏟아붓고도 다음날이면 절반 이상을 까먹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제까지 말씀드린 오감 활용법으로 했을 때 3시간에동안 60개를 간신히 외우던 제가 단, 30분 만에 영단어 50개를 완벽하게 암기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과 성적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오늘부터는 영어 단어장 하나를 들고 방 안을 걸으며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그리고 책상으로 돌아와 방금 외운 것을 빠르게 적어보며 확인해 보세요.

고작 3시간을 공부해도 실제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은 30분에 불과하겠지만, 머릿속에 남는 지식의 양은 평소의 몇 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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